AI2026년 8월 31일 / 7분 읽기

[6/6] 로드맵: PoC에서 전사 확산까지 - 사용자는 더 이상 ERP에 접속하지 않는다

화면에서 대화로, 접속에서 위임으로. 방향은 정해졌는데 시작이 막막하다면 순서의 문제예요. 저위험 업무의 PoC부터 파일럿, 전사 확산까지 단계별로 넓혀가는 방법을 정리합니다.


1. 방향은 맞는데, 시작이 막막한 이유

지금까지 이 시리즈에서 그린 미래상은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사용자는 더 이상 ERP에 직접 접속하지 않고, 트랜잭션과 분석과 레거시 자산이 AI Agent에게 열려 있고, 비용과 보안이 함께 설계된 상태. 이걸 첫날부터 전사 규모로 시작하려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어요. 범위가 너무 크고, 리스크를 가늠할 기준도 없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것은 방향에 대한 확신이 아니라 순서입니다.

2. 1단계 - 저위험 업무로 PoC

가장 먼저 검증할 것은 “이게 실제로 작동하는가”입니다. 이때는 실패해도 파급이 크지 않은 업무를 고릅니다. 경비처리처럼 절차가 단순하고, 잘못되더라도 되돌리기 쉬운 업무가 좋은 출발점이에요.

PoC의 목표는 완성도가 아니라 검증입니다. 자연어 요청이 실제 ERP 트랜잭션으로 정확히 이어지는지, OAuth 인증과 로그가 제대로 남는지를 짧은 기간 안에 확인합니다. 1주 안에 실제 SAP 데이터로 동작하는 프로토타입을 볼 수 있다면, 그 다음 논의는 훨씬 구체적으로 진행돼요.

3. 2단계 - 헤비유저 중심의 파일럿

PoC로 원리가 검증되면, 다음은 실제 업무 흐름으로 넓힙니다. 이 단계에서는 파워유저, 즉 여러 단계를 잇는 업무를 담당하는 헤비유저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예요.

  • 헤비유저의 업무일수록 화면을 오가는 시간이 길어, AI 도입의 효과가 눈에 띄게 드러납니다.
  • 소수의 숙련된 사용자가 먼저 써보면서 예외 상황과 개선점을 빠르게 피드백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트랜잭션뿐 아니라 분석 요청, 필요하다면 레거시 자산 실행까지 범위를 넓혀 실제 업무 시나리오를 검증합니다. 4주 정도의 파일럿이면 “이 방식이 우리 조직에 맞는가”에 대한 답을 충분히 얻을 수 있어요.

4. 3단계 - 전사 확산

파일럿이 검증되면 비로소 전사 확산을 준비합니다. 이 단계에서 반드시 갖춰야 하는 것이 앞선 편에서 다룬 비용과 보안 설계입니다.

  • 헤비유저와 일반사용자에게 각각 맞는 도구를 배정하는 비용 체계
  • OAuth 인증과 사용 로그를 하나의 계층에 통합하는 보안 체계

여기에 더해 확산 단계에서만 필요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교육과 적응이에요. 화면 중심 업무에 익숙한 사용자에게 “이제 대화로 요청하세요”는 생각보다 큰 변화입니다. 초기에는 익숙한 화면과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병행하도록 두고,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옮겨가는 시간을 확보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5. 세 단계를 한눈에

단계 목표 대상 기간
PoC 원리 검증 저위험 업무 1~2개 1주
파일럿 실제 업무 검증 헤비유저 소그룹 4주
전사 확산 비용과 보안 체계 위에서 확대 전 임직원 단계적

세 단계를 건너뛰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PoC 없이 파일럿을 시작하면 기본 연동조차 불안정한 상태로 사용자를 맞이하게 되고, 파일럿 없이 전사로 가면 비용과 보안 설계가 실제 업무 패턴과 어긋난 채로 굳어집니다.

마무리

“사용자는 더 이상 ERP에 접속하지 않는다”는 미래상은 선언이 아니라 조만간 오게 되는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저위험 업무로 원리를 검증하고, 헤비유저로 실제 업무를 확인하고, 비용과 보안을 갖춰 전사로 넓히는 것. 이 시리즈에서 다룬 여섯 편의 이야기는 결국 이 세 단계 어딘가에서 실제로 마주치게 될 질문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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